몇년전 세계 최고의 국가인 미국에 있는 디트로이트 시가 파산을 신청 했다.
디트로이트시는 자동차 산업의 도시로 세계 최고를 자랑해왔다.
나는 디트로이트 사태에 매우 관심이 많았다. 관련 논문을 써보고 싶어 참언도 구하고 별지랄 다했던 기억도 뜬금없이 생각난다.
몇년전 미국의 디트로이트 시가 파산을 신청한 것을 두고 이례적으로 많은 관심이 쏠렸다. 자동차 산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현대자동차나 기아자동차가 세계적으로도 잘 팔리고 있는 상황에서 자동차 도시가 파산했다는 소식은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어 보였다.
보통 채무가 많은 개인이나 부실기업이 파산을 신청하는 경우는 많아도 도시가 이런 신청을 하는 것은 생소한 일이다. 시의 파산 신청이 주(州) 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경찰과 소방공무원 퇴직자 단체가 별도의 소송을 제기해 놓고 있어 연방 법원의 판단이 기대되기도 했다.
총 185억 달러로 최대 규모에 달하는 파산액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이미 퇴직해서 연금에 의존하여 살아가고 있거나 퇴직을 앞두고 있는 주 공무원이나 교사, 경찰, 소방관 등에게 지불해야 하는 연금이나 건강보험 급여의 미적립 채무로 알려져있다.
퇴직자 단체들의 미래는 불분명해짐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들 외에도 이번 파산 신청으로 더욱 어려워질 사람들은 과거 자동차 공장에서 퇴직한 노동자들이다.
사실 디트로이트의 엄청난 재앙은 이미 오래전부터 조짐을 보여 왔다. 도시에 설립된 자동차 제조 공장들은 1960년부터 인건비가 싼 다른 지역으로 떠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도시는 자동차 산업에만 의존하고 새로운 산업을 키울 생각은 하지 않았다.
결국 디트로이트 사태의 원인은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구조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 기업의 노조가 강해지면서 자신들의 연금 혜택 보전에만 치중하는 바람에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가 20년 시차를 두고 이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제조업 비중은 1995년까지 꾸준히 커졌지만 그 뒤 미국보다 더 가파르게 줄었다. 우리도 제조업 이후를 이어갈 새로운 산업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디트로이트 사태는 도시든 개인이든 한 곳에 치우친 기반은 미래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제멋대로인 살림살이에는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단 것도 알려 준다. 자기 능력을 벗어난 무리한 지출은 결국 연쇄적으로 국가의 미래까지 위태롭게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