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주거비 등 팍팍한 서울살이도 젊은이들의 눈을 지방으로 돌리게 하고 있다.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한 김모(25)씨는 작년 말 전남 지역의 한 공기업에 입사했다. 사택에서 생활하고 회사 구내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김씨는 요즘 월급의 상당액을 적금으로 붓고 있다. 김씨는 "서울에선 5평 남짓한 원룸에서 월세와 공과금으로 60만~70만원을 쓰고 식비와 교통비 등을 쓰고 나면 저축은 꿈도 못 꿨다"며 "지방에서 생활하는 게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이득인 것 같다"고 했다. 대기업 지사나 공장이 몰려 있는 충북 중소 도시의 33㎡(약 10평) 크기 원룸 전셋값은 서울 신촌 지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물론 연고 없는 지역 취업자 중엔 익숙하지 않은 타지 생활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도 있다. 전남 나주의 한 기업에서 근무하는 강모(26)씨는 영화감상이 취미여서, 최신 영화를 보기 위해 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광주광역시까지 나간다. 작년 초 부산의 한 공기업에 취직한 이모(28)씨는 매주 금요일 퇴근 후엔 KTX를 타고 본가가 있는 서울로 향한다. 이씨는 "평일에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함께 타향살이하는 회사 동료와 술을 마시는 게 일상이 됐다"며 "주말에 가족·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 삶의 유일한 낙"이라 했다.


그렇지만 최근 몇 년 새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공기업 중 일부는 입사 경쟁률이 더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12월 서울 중구에서 부산으로 본사를 옮긴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올해 공채 경쟁률은 138대1로, 2013년(62대1), 2014년(121대1)과 비교해 계속 높아지고 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이달 초 서울 역삼동에서 제주도로 본부를 이전했지만, 최근 신입사원 공채에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경쟁률(229대1)을 기록했다. 한 공기업 인사담당자는 "지방 이전으로 인해 해당 지역 인재들의 지원이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지방 생활을 감수하겠다는 서울 출신 지원자들도 많다"고 했다.


진혁진 동국대 취업지원센터 계장은 "직장의 안정성에 대한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꼭 서울에서 취업해야 한다'는 인식이 옅어지고 있다"며 "20·30대의 지방 이동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노오오력이 부족해서 그런건데..

[조선일보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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